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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때 생각나는 택배기사

동산절 2019. 9. 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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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의 간판상품 수정과

작년 이때쯤 이였다. 새로 온 영업소장이라고 하며 한 사내가 차자 왔다. 영업소장은 지역의 택배를 도맡아 책임지는 택배 기사이며,, 우리와는 가장 친밀한 인간관계를 가져야 할 사람이다.

그런데 처음 본 이 사내는 2M 도 훨씬 넘을 큰 키에 다부진 몸매에 한순간 까치발을 서고 인사는 나누었지만 왜소한 나로서는 위압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영업소장을 선택할 수 있는 처지도 안이어서 웃으며 잘 부탁한다고 수인사를 했다.

그런데 이 사내는 보기와는 달리 삭삭 하고 자상 했다. 택배 가사는 통상 바빠서 통화가기가 별 따긴데 이 사내는 항상 총알 답변이었다.. 배달사고 처리도 어떻게 신속하고 명확한지 늘 마안한 맘이었다..

대전에 산다는 누나가 수정과를 좋아한다고 해서 돈 안 받고 주었더니 굳이 돈을 던져 놓고 가기도 했다.

그 후 나는 이 사내에게 우리의 간판 상품인 수정과를 선물할 핑곗거리를 만들고 있었는데 이 사내는 팔에 깁스를 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무리를 해서 인지 인대가 끊어졌다고 한다.

아무리 건장한 청년이지만 한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지 하며 마음속으로 울어 주었다.

며칠간 쉬었다 올 거란 전화를 남기고 그는 떠났다.

해외 직구를 하겠다고 큐텐에 주문을 넣은 지 보름이 지났지만 배송 중으로 만 뜰뿐 언제 올지 모르겠다.

예전 같으면 빵빵 뜨며 주문 취소하겠다고 법석을 했을 법 한데 윈지 그렇고 싶지 않았다.

눈망울아 커다란 덩치 큰 그 산내가 작년 이맘때 깁스를 한 채 한 손으로 택배차를 운전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던 모습의 환영이 어른거린다.

자금은 어디서 다른 일을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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