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 썸네일형 리스트형 신리성지의 추억 문짝이 와장창 부서지고, 관졸들이 육모 방망이를 휘두르며 봉두난발한 사내를 댓돌 위에 내 동댕강이 치니, 머리 얼굴에서 선혈이 낭자한 사내는 마당에 폭 고끄러 지며, 관졸은 사내를 무참히 때리고 또 때리더니 포승줄로 묶어 끌고 갔다. 이 집은 손자선(세례명 토마스)의 집이었으며, 기거하던 다불뤼 주교를 찾던 관졸들은 광분하여 보이는 사람이며 마구 체포하였다. 다불뤼 주교는 거더리 에서 체포되어 순교하였으니 이곳이 신리 공소였다. 이렇게 무섭고 험악했던 장소에서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천진스럽게 놀고 있었다. 내가 처음 신리에 간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신촌초등학교 교사였던 부친을 따라 신리공소의 옆 단칸방에서 생활을 했을때 였었다. 짚누리가 산처럼 높았었고, 싸락눈이 내릴 때까지 벼를 타작 했던 것을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