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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교천

밤하늘의 별이 된 친구에게 보내는 단상 어김없이 알람이 울렸다. 나는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친구에게 전화했다. “ 일어난 거야? 난 지금 나가는데~” “ 알았어~” 내가 항상 먼저 전화를 했으며, 그는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을 하였다. 나 스스로가 그의 알람이 되었고 그와의 새벽 자전거 동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멀리서 가로등에 비친 긴 그림자와 함께 그가 서서히 다가왔으며, 우리는 삽교천 서커스공연장 앞에서 만나, 말없이 페달을 밟아 늘 다니던 자전거 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운전양수장에서부터 남원교까지 전속력으로 달렸으며, 남원교 위에서 숨 고르기를 하였다. 그는 평소에 술을 즐겨하지 않았으며 내가 권하면 소주병 뚜껑을 주걱처럼 만들어 잔으로 받았고, 나는 핀잔과 함께 뚜껑에 술을 따라 주었다. 그런 그가 새벽 자전거를 탄다고 한다. 평.. 더보기
쪽빛바다 삽교천에 떠 있는 조각배 보며 분노하고 있었을 s에게 만조인 삽교천의 물살은 거울처럼 잔잔 했다. 광폭하게 굴며 함상박물관의 구축함을 삼킬듯한 물보라를 어디로 감추고 산골의 처녀처럼 수줍어하는 듯 보였다. 이태백은 물에 비췬 달을 보곤 미쳐 버려 물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명경대의 명경지수도 이처럼 고요하고 잔잔 하지는 못할 것이다. 여름바다가 재기 발랄한 청춘의 아이스크림이라면 거울 바다는 나이 지긋한 장년의 진중함이 배어 있는 얼음골 가마소이다. 나도 젊은 시절엔 약동하는 청춘의 바다를 무척 좋아했지만 이젠 정중동인 겨울바다가 더 구미에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누구나 젊은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있듯이 살며시 찾아오는 빛바랜 추억이 떠오른다. s는 나의 군대 동기였다. 아마 신병교육대에서 만나 것 같다. 키는 호밀처럼 훌쭉했지만 갈비씨 여서 바람이 불면 흔.. 더보기
삽교천 관광지를 살려내려면 이렇게 해야 된다. 지금은 관광철이 아닌 겨울이며, 평일 이어서 내방객들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월동 준비를 잘한 후의 동면과 빈사 직전의 월동은 삼척동자도 금방 알아차리며, 삽교천에 처음 오는 사람들도 그곳의 때깔과 횟집의 생선 모습, 벗겨진 페인트, 을씨년스러운 공기를 보곤 이곳의 상황을 바로 알아차린다. 삽교천은 지역에서 견실한 상권이 갖추어진 지역의 최대의 관광지였으며, 지자체에서도 주도해서 행사도 많이 했던 곳이다. 삽교천이 이 정도로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면 여타 지역은 말 안 해도 불문 가지이다. 경기의 흐름은 글로벌 화 된 세계의 틀에서 보아야 된다고 한다. 과거에는 한국의 지도로 족했지만 지금은 지구본을 돌려가며 세계를 살펴야 하니, 세계의 한 곳에서 난리가 나면 당장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며 이를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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