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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건강은 내가 지킨다./명상 이야기

손녀와 함께 꿈 나래 세상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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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법 날씨가 쌀쌀했다. 창밖의 바람이 쌩쌩 매섭게 불었고, 구름이 바람에 날려 을사년 했다. 전붓대의 전선이 하늘의 정적을 날카롭게 깨트리는 아침에

아들 한테서 전화가 왔다.

 효은이가 오늘 유치원 엘 안 간 다네요. 효은이 신평에 가도 돼요”?

하는 전화였다. 이런 전화는 며느리가 해도 좋으련만 꼭 남편을 시킨다,

아무렴, 괜찮고 말고하고 답해 주었다. 손녀인 효은이는 유치원엘 다니는데, 손녀가 집엘 오지 않으면 아들과 며느리도 통 오질 않아 은근히 기다리고 있던 차였다

 

 

 

동장군

현관문을 열고 효은이가 쏙 들어왔다. 눈사람처럼 옷을 겹겹으로 껴 입고, 모자도 썼지만 아래는 핫바지였다

“쯔쯔 애 옷 입힌 꼬락서니 하곤~”

하며 얼른 소파 위에 앉히고 이불을 갔다 덮어주었다, 우리집은 여름 집 이어서 겨울엔 창틀이며 벽에서 뜸 바람이 들어와 냉기가 싸늘하며, 그렇다고 보일러를 펑펑 틀어 대면 연료비가 물먹는 하마일 테니 평소엔 추위를 좀 참고 산다.

애가 온다고 어제라도 이야기했으면 빔부터 보일러를 틀었을 텐데~ 하며 애만 춥게 한다고 나름 꿍시렁 대며 엉거주춤 해 했었다, 거실과 방에 따뜻한 온기가 도니 이불 밖에 나온 녀석은 쌀 동아처럼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잠시도 쉴 틈 없는 아이에게 아내는 무언가 물어보고 또 대꾸를 해 주었다,

지난번 왔을 때 8급 한자 시험을 준비한다는 말을 들은 것이 생각나서 물었다

효은아 그동안 한자공부 많이 했니?”하고 물어보니 지금도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름을 한자로 써 보라고 했다. 이름은 아직 쓰지 못해서 이면지에 이름을 써 주고 이대로 쓰라고 해 보았다. 효은의 효자는 어려운 자이며 나도 금방 생각나지 않아 네이버 한자 사전에서 찾아야 했으니 유치원애 인 효은이 한 테는 쉬운 글자는 아니었다,

 

나의 작명 기준은

애 아빠인 아들이 아이가 출생 후 이름을 지어 달라고 해서, 애 이름은 아비지가 짓는 것이라고 하며 미루니 기어코 작명을 해 달라고 했다. 몇일을 두고 이름 짓기를 부탁하는 모습이 빈말로 하는 것 같지는 않아 이름을 짓기로 작심하고 궁리에 들어갔다.

내가 이름 짓는 데는 몇 가지 기준은 있다. 우선 부르기 좋고 듣기 좋아야 한다. 항렬이나 돌림자를 굳이 따지면 괴상한 이름이 된다 혀의 굴림이 원활하려면 ㅇ 또는 ㅎ 자기 첯 음절에 들러가야 하며, 좋은 의미가 함축되어야 한다.

나의 원칙에 충실하고자 ㅎ 자에 효, ㅇ 지에 은지를 넣었고 효는 새벽, 선구자, 개창자를 뜻하는 曉자를, 은자는 은혜를 보답한다는 恩을 택하였으며, 일찍 자신의 재능을 발견해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주석을 달아 주었다. 지금까지의 작 병법으로는 따지는 것이 많고 음양오행 등 시대에 어울리지 않아 아름다운 이름을 만들 수 없다고 작명 배경도 아들과 며느리에게 얘기 해 주었다.

그리고 덧붙여 이름은 장난하듯이 쉽게 작명 안되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 아이에게 처음 선물하는 평생 지녀야 할 이름임을 상기시켜 주었던 기억이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여러 해가 지나 효은이가 이만큼 컸다.

 

이침 식사

효은이와 한자로 이름 쓰기 공부를 하는 동안 아침 밥상이 차려졌다.녀석이 신통 방통 한 구석은 편식을 하지 않는 왕성한 식욕이다. 보통 애들은 밥때 되면 전쟁을 치르듯 하는 것을 가끔 보아왔다. 억지로 밥을 먹여 울음 섞인 밥을 먹기가 일쑤이고, 고육지책으로 스마트폰의 동영상을 보면서 밥을 먹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아이는 신통 방통 하게도 혼지 밥을 잘도 먹었다. 동치미 국을 맛있게 먹고 김치도 맛나게 먹는 모습이 그렇게 예뻐 보였다,

 며느리가 “어젯밤에 늦게까지 놀았다고 하며 졸리다고 하면 재우세요하고 당부하고 직장으로 갔으며, 며느리의 말처럼 조금 있으니 피 그리 하고 잠이 들었다. 아침식사후 한참 놀다 자야 되는데 바로 잠이 든 것이 걱정이 되어 이불을 챙겨 덮어주곤 밖에 나가 나의 일을 보았다. 몸은 크지만 아직도 어린애 여서 잠이 깨면 울지나 안을까 노심초사해가며 일을 한 후 급히 아이 있는 곳으로 가니 잠이 깨서 이불속에서 눈만 빠끔히 내놓고 처다 본다.

 

아이의 상상력

이전 갔으면 무섭다고 울고 불고 하며 어른을 찾아다녔을 텐데 이만큼 컸구나, 하고 대견스러이 생각하며 머리를 토닥여 주었다. 아이가 크는 모습은 하루 다르게 변하는 것 같다. 나는 이 아이만 한때의 기억이 전혀 나질 않는다. 긴 삶의 여정에 비춰 보면 극히 짧은 이 순간이 이 아이의 기억 속에 즐거움이 될 수도 있고 상처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매사가 조심스러웠다. 아이는 쉴 틈이 없었다.

내가 잠깐 다른 일을 하는 때에는 무슨 일 이든 했다. 내가 새 박스를 구입하려고 샘플박스를 준비했던 것이 있었는데 이 아이는 이것을 범 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었다.

할아버지 이게 무엇인가 맞춰 보세요하고 공 박스에 무언가를 만들었다. 살펴보니 가운데에 길고 짧은 종이로 만든 기둥이 여남은 개 만들어 놓고 바닥엔 파란색 주황색, 갈색, 빨간색의 사각형으로 채워 놓았으며, 기둥에도 무엇인지를 칠해서 아무래 알 수 없었다.

 케이크 말고는 다른 답이 없었으며, 이 아이가 생일 축하하며 케이크 자르는 것을 자주 해서 이것을 생각 한 것 같아 케익 이러고 하니 틀렸다고 말하며,

집 앞의 마당이고 기둥 같은 것은 나무라고 말했다,앞마당에 있는 감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향나무들이 있으며 다른 사람들이 보면 경관이 별장 같다고 부러워하곤 했었고, 나무는 내가 직접 심은 것이 이만큼 컸다.

이 나무들을 유심히 보아 왔고, 이를 공 박스 위에 표현한 것 같았다. 이만 한때 상상력을 한껏 키워 주는 것은 중요하며 꿈나무가 쑥쑥 크는 것을 느껴져 뿌듯했다.

 

공주 인사

이 아이 덕분에 아들과 며느리가 저녁밥상을 같이 했다. 바쁘게 살아가는 젊은이 들을 탓할 수 없지만 너무 드물게 얼굴을 보는 가족들이 함께 하는 오붓한 저녁 밥상이었다 저녁 만찬을 위해 아이가 좋아하는 동부 묵과 불고기 그리고 계란말이를 해 주었으며 지금 이 시대의 화두인 코로나19의 접종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기분 좋은 저녁 만찬을 즐겼다.

이제 가야 할 시간이다 이 아이는 수 좁아 오가며 인사를 하라고 그렇게 해도 듣지 않았는데, 공주 인사를 한다고 했다.

한쪽 무름을 꿇고 한쪽 무름은 새우며 오른쪽 팔을 안으로 가슴을 감싸며 왼손은 앞으로 살짝 내밀고 손바닥은 위로하며 고개를 약간 숙이는, 공주가 왕 에게 드리는 인사 란다,

너무 예쁘고 귀여운 손녀 한테서 왕에게 하는 인사를 받은 것이다. 라이트가 안 보일 때까지 배웅을 했다 아무쪼록 잘 커 주기만을 빌며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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