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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인문학

이상한 강풍/지구 종말의 전주곡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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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가 말했던 바위 속에 뚫린 구멍이 토하는 비파 소리와 같은, 고르고 거친 , 길고 짧은 대지의  호흡이 아니었다. 미처 날뛰는 야차와 같은 울부짖음이며, 행성이 충돌하는 것 같은 충돌음이 나는 미친바람이었다.

2~3년 전부터 기후는 예측 불허였다   오래전 tv에서 김동환 통보관의 솜씨 좋은 손놀림으로 쓱쓱 그려대던 일기도는 등압선이 고르고, 고기압과 저기압의 배치가 안정적 이 있었다. 그러나 요즈음 소박사의 일기도는 처음부터 야코가 곽 죽는다. 시베리아의 -75도의 극지이야기, 쌍둥이 태풍, 한겨울인데도 파란 풀과 t샤츠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나온다.  지구상엔 에덴동산은 이미 사라졌고 지옥만 남이 있는 것 같다. 우리 모두는 호랑이 등에 올리탄 아이처럼 벌벌 떨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이야기가 머리를 망치로 치듯이 내리 친다.

우리는 날씨 때문에  미치고 팔짝 뛰기를 하루에도 몇 차래를 반복한다. 세상이 변해도 2~3년 사이에 너무 변했다. 이미 날씨는 일 년 내내 주구창창 평이하던 자난날들은 옛날의 금잔디이다. 우리와 아무 상관없던 중국의 춘절 코로나팬더믹에 화들짝 놀란 토끼눈으로 응시해야 하며, 물속에 잠기기를 초읽기로 기다리는 마샬제도를 넋 놓고 바라만 봐야 한다.

 

 

어제는 행담도 매장에 상품진열 하러 갔었다. 바람은 쌩쌩 불고, 전깃줄에서 소청을 찢는 소리가 났다. 이런 바람 이리면 교량의  흔들림은 장난이 아니다. 갈까~ 말까~ 궁기적 거리기를 반복하다 내일 날씨가 더 함 난 하다는  예보를 듣고는 길을 나섰다. 차에 제품을 적당하 실고 출발하며 어쩌면 사고로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단단히 다잡고 출발했다.

멀리서 서해대교의 주탑이 보이며 고속도로에 진입하려는 차들도 거의 없는 톨게이트를 지나니, 평소 같으면 대형 트레일러와 승용착가 뒤엉키어 난장판 같았던 럼프웨이가 한산하다. 바닷바람을 맞이한 나의 탑차가 흔들흔들한다. 나는 운전대를 꽉 잡고 앞만 보고 달렸다. 가장 긴장되는 때는 럼푸웨이에서 주행차선으로 진입하는 때이다. 

백미러로 후방을 보니 멀리서 트래일러가 보인다. 이 정도 거리면 진입해도 문재 없다고 생각하고 깜빠기를 켜곤 서서히 진입했다. 그런데 한참 후에나 올 것 같은 트래일러가 바짝 다가오며 클랙슨을 눌러 댄다, 강풍을 겨우겨우 이겨내며 가는 나는 바람 따위는 전혀 영향받지 않는 탱크 같은 트러일러의 만행에 기죽어 오금도 못 피며 살살 주행하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어떤 놈이 싸가지 없이 군다고 눈이라도 부라렸을 텐데  굳어버린 나의  팔다리는 더욱더 굳어만 갔다.

트러레일러는 분명 과속하고 있었으며, 2차선으로 차선변경 할 수도 있었는데 싹수없는 운전자는 망나니 짖을 하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에서나 본 것처럼 놈의 트레일러를 내 채로 가로막고 내려서 운전자 놈의 멱살을 잡고 다리 난간대로 질질 끌고 와 바다에 내 던지며,  빵빵거리는 다른 차들에게 마동석처럼 "뭘 봐~" 하곤 손을 툭툭 터는 상상을 해 보았다.

 

 

정신승리다~ 그렇다.  정신승리라도 해야 살 것 같은 끔찍 하기만 한 순간 들이었다. 난간대에 매달린 바람개비는 미친 듯이 돌고 바람자루는 터질 것  같다. 옆의 차들도 거북이 주행을 하고 있고, 쌀방개 같은 승용차도 옆의 차 흐름에 동조하며 서행을 하고 있다. 다리는 휘청거리는 것 같았고 교각과 난간 사이로 때리는 바람은 부엉이 울음 같고, 승냥이의 울음 같고 망나니의 칼춤 같고 용왕의 호통과도 같이 매섭다

서해대교가가 댕장 내려앉을 것 같고 나의 탑차는 요동을 쳤다. 한차래 바람이 불러니 뒤에서 휘몰아치며 차는 바람힘에 밀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미끄러져 나갔다. 주행 차량들은 모두가 쥐 죽은 듯이 고요했으며 옆의 운전자도 오금을 펴지 못하는 모습이 창 너머로 보인다. 아무런 생각 없이 제발 이 구간을 빨리 지나가기만 기다려졌다. 강풍이 초속 얼마이면 차가 날라 간다는 이야기를 떠 올렸지만 냉큼 생각나질 않고 머릿속이 하얀 해 진다.

얼마진에 서해대교에서 안갯속에 연쇄추돌하여 아수라장이 된 적이 있었다. 이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내차가  둥글어 옆의 차선으로 떠밀려 연쇄추돌 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하고 경망스러운 생각을 하다 바로 끔찍한 생각을 지워 버렸다. 처는 거북이걸음으로 서서히 앞으로 갔다. 창밖의 아산만 물살이  탱자같이 성난 모습은 좀처럼 보기 드문 광풍이었다. 서서히 행담도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백미러를 보니 차간거리를 유지한 승용차가 숨을 죽이며 살살 다가온다, 교량진입 후 1km가 천리처럼 긴 시간이었다.

오죽하면 다시 내는 길은 해저 터널은 뚫는다고 하니 모두가 요동치는 날씨에 서해대교를 건너기가 겁나나 보다

행담도 진입 럼프웨이로 들어섰다. 휴~하고 한숨을 지었지만 광풍은 여전했으며 서행으로 급커브 길을 돌아 꼬리를 감추었다. 이제부터는 미침바람의 직격을 피하는 안전지대로 들어선 것이다. 평소에는 빼곡히 들어차 있을 행담도 광장의 차량들이 드문드문 있다. 너무 무서운 바람 때문에 운행을 자제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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