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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손녀에게

허생전을 보고 출사표를 던지려던 몽구의 개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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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손녀야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해 줄까?

한 마을에 사는 몽구는 항상 불만이 가득했다. 요즘 읽은 ` 허생전 `을 본 후 의기 소침 해서 되는 일이 없었다. 농사일은 족족 본전도 못 건지니  "다른 일을 해야겠다 "라고 되뇌며 무슨 일이든 출사표를 내고야 말겠다 다짐만 하고 있었다. 조선시대에 허생도 인생의 국면 전환을 하였는데 대명천지 한 지금 내가 왜 못 하느냐고 자책하며 고심하고 있었다.

크게 성공한 이들의 목소리를 벽에 붙어놓고 아침저녁으로 읽으며 "세상이 아직 나를 알아주지 못할 뿐, 나는 할 수 있어"라고 수없이 되뇌었지만 여전히 기회는 몽구 근처에 얼씬도 안 했다. 그래도 몽구는 의기 소침 하지 않고 오늘도 벽에 붙여놓은 `위대한 부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를 읽는다.

 

 

#위대한 부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세계 호텔의 부 - 콘드라 힐튼                                                                                                                                                       " 꿈이 있는 사람은 전진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고자 하는 열의와 자기가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무엇보다 꿈이 있어야 한다 "

스타벅스의 젊은 회장 - 하워드 슐츠                                                                                                                                              " 사람을 존중하는 사람만이 성공한다. 고객은 왕이다. 직원은 기계가 아니다. 사람을 존중하면 그 사람을  열 배 스무 배로 갚는다. "

색깔 있는 옷을 만들어 낸 - 루치아노 베네통                                                                                                                                  "항상 모험가의 지세로 일 해야 한다. 위험한 순간은 누구 에게나 닥칠 수 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두려워해선 안 된다.  ` 잘 될 것이다 `라는 생각과 ` 잘되게 해야지 `라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어떻게 대응하는가는 순전히 자기 자유이다. "

가전제품의 왕 - 잭 웰리                                                                                                                                                                  " 공부만이 살길이다. 아이디어가 없는 기업은 뒤 처절수 밖에 없다. 아아 디어가 없는 사람은 남의 꽁무니만 쫓아다니다 끝난다.. 늘 공부하는 사람만이 앞서 나갈 수 있다."

할인 마트계를 평정한 월 마트 - 샘 월튼                                                                                                                                           " 경쟁자에게서 배워라 언제나 경쟁자에 대해 눈과 귀를 열고 있어야 한다. 경쟁자가 잘못하고 있는 것에서도 배울 수 있다. 틀린 것에서도 배워야 한다."

강철왕 - 카네기                                                                                                                                                                              "재산을 절대 자식에게 물려주지 마라. 재산을 물려받은 사람은 나약하고 게을러진다. 사람은 자기 힘으로 하나하나 개척해 나갈 때 만이 강해질 수 있다. 재산은 사회에 돌려주고 자식은 사자처럼 강하게 세상에 내보내라"

#몽구의 부자 되기 출사표.

농부 몽구는 농업기술센터에서 모집 중인 농민대학에 입학한 후 너무 기분이 좋아 설레는 마음으로 강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우선 농민대학이라는 이름이 좋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대학 이란 이름에는 기가 죽고,  대학 나온 친구들에게는 한풀 꺾기면서 ` 아휴 그때는 왜 몰랐을꼬 ` 하며 지난날 대학 못 간 것을 후회했었는데, 공짜로 대학 공부도 시커 주고, 졸업장도 주고, 동창회도 있으니 꿩대신 닭이라고 정규 대학 만은 못 해도 기분은 하늘을 찌르고도 남았다.

강의 내용도 ` 농촌에서 부자 되는 법 `이다. 몽구가 꿈에도 그리던 `부자 되는 법` 을 강의한다니 꿈인지 생시 인지 알길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고, 강사도 알려지지 않은 대학이지만 대학 교수 라니 양손에 떡을 쥔것처럼 좋은 날들이었다. 요즘 농촌은 되는 것이 없는 노루궁둥이 같아, 예전처럼 어눌한 곳은 없고 사방이 칼바람뿐이다.  찬바람만 쌩쌩 부는 이 세상에 `부자 되는 법`을 가르쳐 준다니 처음엔 의심도 들었지만 크게 기대를  하고 있었다.

작년 가을엔 가을 무의 시세가 똥값 이더니  올봄 감자가 시세 폭락이며, 엎친데 겹친다고 고추도 탄저병으로 전부 말라죽어 버렸으며, 콩도 싹이 나면 고라니가 야박스럽게 잘라먹으니 환장하고 미칠 노릇이었다. 몽구는 미친 듯이 농약병을 열고  다마매크론을 곡식에 버무려 콩밭에 뿌렸다. 며칠 후 콩밭에 갔더니 송아지 만 한 고라니가 쓰러져 있었다. 몽구는 고소해하며 " 맛이 어떠냐? 콩잎을 남김없이 뜯어먹던 네놈 천벌을 받은 거야" 하며 식식거리다 내장은 빼내 땅에 묻고 건강원으로 가지고 갔다.

 

 

누가 고발 했는지 `야생동물 보호법 위반이라고`하며 경찰에서 출두통지서가 왔다. 난생처음 경찰서에 불려 간 몽구는 고라니 놈이 하두 야박하게 콩싹을 잘라먹어 그랬다고 하며 통사정하고 싹싹 빌었지만 형사는 눈 하나 끔쩍하지 않고 징역 혀를 받을 수 있다고 으름장만 놓았다.  벌금을 내고  곤욕을 치른 후 겨우겨우 풀려난 몽구의 가슴속은 울화가 치밀었는데  지금의  농민대학 입학이 이를 잠재운 것이다.

 첫 강의는 `나도 농촌에서 부자가 될 수 있다`였으며 사업을 하라고 한다. 빗을 내 서 사업을 한다면 농협 빗에 넌더리를 내고 있는 몽구는 단호히 "안돼"라고 외치려는 순간 강사는 알고 있다는 듯이 빙그레 웃으며, 내 돈 안 들이고 사업하는 방법이 있으니 차근차근 들으라고 말했다.

 

 

" 농촌에는 많은 사람들이 고령화되어서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가 없습니다. 그 많은 농토는 어떻게 하지요? 누군가는 농사를 지어야 할 것 아니에요? 아무도  농사를 안 지면 어떻게 되나요?  당장 나라의 곡간이 비니까 안 되겠지요? 정부에서도 땅을 놀리지는 않을 거예요. 지금부터 내 돈 안 들이고 사업하는 방법을 설명할 터니 잘 들으세요. 우선 농협 회의실을 빌리세요 그리고 투자 설명회를 하세요." 강의는 이어 젔다.

이렇게 말하세요  "저는 농촌을 살릴 멋진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이런 일은 아무도 하지 않은 사업으로 고령화된 농촌에서 농사를 지어주며, 주민에게 서비스를 일을 하는 것입니다. 농기계는 정부의 저리 융자로 구입하면 되고, 우선 모를 심고 가을에 수확하는 일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필요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일입니다. 

노인들의 일손도 돕고 젊은이들의 일자리도 창출되며 , 농협 rpc도 업무가 단순화돼서 좋고, 이장은 과중한 업무를 덜고, 면사무소는 업무를 원활히 할 수 있어 좋아할 것입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이지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 회사는 여러분의 투자로 진행되며, 여러분은 이 회사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주민들은 " 뭐? 위탁영농 회사라고? 나도 더 이상 몸이 아파 농사를 못하게 되었는데 그거 잘 되었구먼~" 하며 사람들은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면 농촌의 많은 사람들은 서서히 동조하며, 목표했던 자본금이 모여집니다. 자본금이 다 모여지면 발기인 대회를 하고 법원에 설립등기를 내어 업무를 개시하면 됩니다"

강사의 강의를 듣곤 몽구는 고민에 빠져 버렸다. ` 위탁 영농 회사라 잘 될까` 될 것 같기도 하고, 봉이 김선달처럼 뜬구름 잡는 것 같기도 하고 도저히 판단을 내릴 수가 없었다. 사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일을 저지를 땐 해야지~하고 했다가, 아니야, 만약에 잘못되면 이직도 농협빗이 남아 있는데 개박식 나지~, 하면서도 뭐가 잘못되는가? 내 돈 한 푼도 안 들어가는데~ 하며 몇 날 며칠을 꿍꿍거리다 마누라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다.

"여보 우리 회서 한번 차라면 어떻겠소"? 하니

"회사라니~ 당신 뭐 잘못 먹었소? 요즘 며칠 동안 배탈 난 강아지처럼 꿍꿍 대더니 회사는 뭔 회사며, 봉창 두드리는 소리만 하고 있으니 뭔 일이 있소? 아예 사달 낼 일은 하들 마소."  하며 말도 꺼내질 못 하게 한다.  "뭔 여편네가 저따위가 있어. 남자 대장부가 하면 따라 하면 되자" 하고 입안에서 맴돌다가 얼른 삼켜 버렸다. 요즘은 적잖은 농협 빗 때문에 마누라 눈칫밥을 먹는 판에 비위를 건드리면 무슨 사달이 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는 판이었다.

어제는 꿈을 꾸었다 위탁영농회사 깃발은 단 트랙터가 오가며 밭을 갈고, 이양기가 들판에서 부지런히 모판을 나른다. 샛참은 읍내의 분식점에서 김양이 배달해 왔고, 밭주인인 구 씨와 막걸리도 먹었다. 꿈을 깨니 몽구는 서글펐다. 이것이 몽구의 한계이었다.

벽에 붙여놓은 `위대한 부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만 펄럭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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