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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현의 건강 칼럼/농촌문제 진단

겨울잠 자는 들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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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마지막 날 이다. 겨울잠 자는 들녁은 고요 하다 못 해 적막 하다.

얼마전 까자만 해도 트랙터와 콤배인이 들녁의 지축을 흔들고 , 놈부들의 발빠른 걸음이

토끼 꼬리 보다 짧은 늦가을 해와 함께 동동 거렸는데, 덩그런 짚더미 만이

깊은 겨울잠을 자는 들녁 과 함께 겨울을 지키고 있다. 벼 그루턱 밑에서 잡자는 벌래도,

수로의 얼음 아래 물에서 잠자는 송사리도 잠자는 들녁과 함께 겨울잠을 즐기고 있었다.


도깨비도 땅만큼은 후려 가지 못한다고 굳게 믿는 농부들은 그토록 애지중지 하던 땅를 처다도 보지 않는다.

이래서 겨울잠을 자는 들녁은 더 평온 한것 같다.

얼마후 춘삼월 이면 부지런한 농부의 트랙터 괭음소리에 화들짝 잠이 깰것을 미리 알고  서둘러 깊은 잠에 든것 같다.


볏짚 더미 만이 그즈넉한 들판에서 숨 가빳던 한해의 뒷 이야기를 말 해 주는듯 십다. 농부들이 때로는 싸우고 , 웃으며 기계소리와 함께  시름을 이야기 하던 들판은 무수한 곡식을 잉태 하였고, 이 곡식 들은 많은 사람을 멱여 왔다. 쌓인 볏짚 더미는 소의 먹이로 실려 나갈 것이다. 이래서 농토는 덕스러움의 표상이며, "농자 천하 지 대본" 이라고 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밥한그릇이 커피 한잔 값 보다 더 싸 졋으니 농민의 서러움 보다.농토가 울고 있다.


짚 그루턱에는 얼마나 많은 생명체 들이 살고 있었을까?

벼 포기 주위에는 또 다른 세상이 있었다. 뿌리 주위에는 물바구미가 호시탐탐 배회를 하고 있었으며, 나방이 알을까서 볏대 속으로 파고 들어 가기도 했으며, 가을엔 작은 고추 잠자리가 볏포기 사이로 헤집고 다니가도 했었다.거미가 줄을 늘여 덧을 놓고 먹이를 찿을때, 한쪽에선 왜가리가 우렁이를 쫓는다. 물달개비 보폴이 벼포기와 키 크기 경쟁도 벌리고, 수로의 미꾸라지는 줄풀사이로 휘저으며 살을 찌운다.

겨울이 오니 이들 모두가 어딘가로 숨어 버렸다. 그렇나 아주 없어진것은 아니다. 봄이되면 어디서 왔는지 모두 모여 시끌버끌한 그들의 향연이 펼퍼 질것 이다.


볏짚을 둥그렇게 말아 포장 한것 이다. 예전엔 가을 걷이를 하면 볏짚 처리가 적지 않은 과제 였었다.

추수 할때 콤바인 으로 썰어 거름으로 쓰기도 하였고, 볏짚을 태우기도 하였다. 벌래를 죽인다고 논뚝에 불을 놓았으며, 생짚을 넣고 논을 갈아 엎어 썩히기도 하였다. 하지만 가을 날씨가 비 라도 구길구질 와서 볏짚이 흥건 하게 젖기라도 하면 솜에 물먹은것 처럼 천근 만근 되어 정말 처리가 난감 해 지게 된다.

요즘에는 기술이 발달 하여 이렇게 날렵하게 포장 해 놓으니 가을날 아무리 비가 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운반 할때도 너무 간단 하다. 예전에는 까마득 하게 실은 마차나 트럭이 엎어지기가 일쑤 였는데 세상 참 많이 편해 젖구나 하는 느낌이다.


알곡 못지 않은 수입 원 이다. 소의 먹이로 전문 유통이 이루어 지고 있으며, 농약을 거의 치지 않아 소의 먹이로는 꼭 필요 한 조 사료 이다. 예전엔 외양간 한켠에 한겨울 먹일 짚을 앃아 두었다.

저녁에 미리 여물을 썰어 두었다가 이른 새벽에 콩깍지 한움쿰과 여물은  한솥 삶아 아침 으로 구유에 부어 준다. 구수한 냄새와 함께 김이 무럭무럭 나는 여물은 주인의 정상에 때라 맛과 향이 달라지며, 소가 살찌는것과 연결 된다. 소를 경제논리가 아닌 가족으로 생각 학 키우던 때의 이야기다.

지금은 돈하고 직결 되는 일만 하니 들녁에도 냉기만 도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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