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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고마을 특산 명품/계피(桂皮)향이 솔~솔~

손녀의 색칠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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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다니던 의원엘 갔더니 어린이 방의 벽에 빼꼭히 색칠도안이 붙어 있었다. 손녀가색칠공부에 천착 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손녀는 오자마자 색칠도안을 프린트 해 달라고 채근 한다. 이 아이가 요구하는 도안은도라이몽, 타요, 시크리트쥬쥬등 몇 가지 인데 내가 보기엔 그게 그것 같은데 까다로움을 피우며 성화 부린다.

 

구글에 들어가 색칠공부를 찾으니 수백가지의 캐릭터가 쏟아져 나온다. 이 아이는 해 달라면 끝도 없어서 버려지는 용지가 아까워 이면지를 쓰자고 하면 기어코 새것으로 해야 한다고 우기니 a4용지 한권이 순식간에 날아간다. 토너도 바닥 났는데 아이들이 오면 은근히 걱정이 된다.

 

도안을 프린트해서 주면 색연필도 찾는다. 서랍 마디 뒤져서 색연필과 형광펜을 찾아 주면 성의 없이 몇 번 끼적이고 또 끄적이다 끝낸다. 이렇게 하다보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용지가 수북하며, 슬그머니 부아가 치민다. 아이들은 너무나 아까운 줄을 모른다.

 

싫은 소리를 하면 딸과 며느리가 싫어 할 것 같고 꾹꾹 참자니 화병이 날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른 놀이 보다는 괜찮은 것 같아 참는다. 얼마 전까지 유튜브만 보면 서 밥도 안 먹고, 넔을 잃었고, 블록쌓기에 정신이 빠지면 방구석이 온통 블록에 파묻힌곤 한다.



 

무언가를 그린다는 것이 마음이 들었고. 종이와 펜을 잡는 것이 어딘지 모르게 마음에 와 닿는다. 색채를 구분 하며 도형을 이해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 하니 위안이 되었다. 아날로그 적인 사고 때문 일까?

 

유행은 반복 되는가 보다. 가물가물한 기억 속이지만 지금의 색칠공부와 비슷한 그리기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재미있어 하며 제법 완성도 높은 그리기를 하였던적이 어렴푸시 생각났다. 지금 손녀가 그리는 색칠공부도 훗날 이 아이 에게 어떤 소양의 바탕이 될 수 있다고 생각 하니 a4용지와 토너를 너무 아까워만 말아야 겠다고 위안 해 보았다.

 

피카소처럼 알수 없는 그리기만 하는 손녀의 숨겨진 가능성을 일단은 믿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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