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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인문학

내사랑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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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제일 귀염둥이는 바로 이 녀석 happy다.  손녀는 녀석에게 해삐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지만 해삐나 해피나 그게 그거 이어서 happy라고 부른다.

나이가 5살이니 녀석도 꽤 나이 배기이다.  5년 전 겨울 밤새도록 함박눈이 내려 아침에 일어나니 발목까지 눈이 쌓여있었다. 그런데 문 앞에 아주 작은 강아지가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우리 집은 외들어 져서 이웃집 강아지가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며, 근처에 임신한 개도 없어서 누가 일부러 갔다 놓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우선  안방의 따뜻한 이불속으로 들여와서 몸을 녹여주며,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잘 자란 해피는 여름 되나 손녀들과 잘 놀았으며, 녀석들의 노는 모습에 나는 넔을 놓고 행복해 있었다. 그라다 불현듯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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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녀들과 뛰고 뒹굴며 놀다 다치면 어쩌지?  광견병이라도 있으면 어쩌지? " 하는 불안아 자꾸만 엄습해 왔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차에 싣고 합덕의 가축병원엘 갔다. 가축병원에 오는 개는 애완견이 주로인데 하릴없이 똥개인 해피를 데리고 가축병원에 오니 쑥스럽기도 했다.

" 원장님 똥개를 데리고 가축병원에 오는 사람도 있나요? "  " 그럼요. 애들이 개를 하도 좋아해서 손주들이 오면 어쩔가 싶어 예방주사를 맞히는 할아버지들이 있답니다 "  하길래 " 쯧쯧 나 같은 사람들이 또 있긴 있는가 보곤"  하고 혀를 챛다. 주사값은 비쌓지만 해피와 노는 애들을 보면서 상쇄했다.

녀석은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으며 다부진 체형의 바둑이 무늬를 했으며, 목소리가 우렁찿다. 내가 외출하려고 차에 시동 아라도 걸려 치면 동구 밖까지 앞장서 달려 나간다. 인간사회의 배웅이라는 것을 녀석은 알아차린 것 같다. 하도 신기해서 차에 시동을 걸고 외출하려는 모션을 취했다가 바로 멈추고 녀석의 행동을 보니 뒤를 힐끔 보더니 내닫던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왔다. 

모르는 사람이나 차를 보면 악착같이 짖어대니 말로만 듣던 풍산개의 혈통이 해피에게 섞인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 보았다. 그렇던 녀석이 어느 날 앞다리가 반은 부려져서 처참한 몰골로 돌아왔다. 누군가가 악착같은 녀석의 모습을 돌멩이로 응징한 것 같았다. 며칠을 꿍꿍 앓더니 세발로 깨금 걸음을 걸었다. 마음이 아렸으며 빨리 회복되길 빌었었다.

삼거리 친구 한테서 전화가 왔다. 아무개가 병원에서 퇴원했는데 문병 겸 밥 한 끼 먹자고 한다. 흔쾌히 대답하고 동행해서 삭당앨 갔다. 그 식당을 내가 어렸을 때부터 있었으며, 처음부터 보신탕 전문점이었다. 현 사장님의 시할머니부터 이어온 3대째 가업 아라고 한다. 병원에서 퇴원한 후 몸보신하려면 흔히 그곳으로 가는 게 상식이 된 그런 집 이어다.

내 사랑 happy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보신탕 집엘 안 가는 것이 맞겠지만 그날만큼은 어쩔 수가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은 양치질하는 것 말고는 없었다. 전동칫솔의 모를 갈고 두 번이나 양치를 했다. 미안하다 happy야

나중에 네가 죽으면 양지바른 곳에 잘 묻어 주마. 그때까지 건강해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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