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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인문학

가을추수가 막바지인 농촌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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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11월 초순이다. 예전 같았으면 찬바람이 쌩쌩 불 초겨울 날씨지만 온난화 덕분에 농촌은 지금 가을 추수가 막바지이다. 농산물 시세가 바닥이지만 심었으니 거둬들인다. 농민들도 씨 뿌릴 땐 얼마쯤 수익이 있을 것이라고 나름 계산을 한다. 하지만 너무나 황당한 바닥 시세에 절망하는 것이 이젠 이골이 났다.

무나 배추를 가득실고 가락동 시장으로 가서 치비도 못 건지고 오는 수도 수없이 당해 이젠 아무리 싸도 밭떼기 장사에게 판다. 농민의 아낙은 오늘도 푸념한다. " 땅이 원수지~ 이놈의 땅 도깨비가 안 후려가나?"  하며 땅 타박만 한다.

 

 

 

아무리 팔려고 해도 팔리지 않는다, 제발 팔리기만 하면 읍내 판자집 살이를 하더라도 이곳을 떠나고 싶어 한다. 그들은 도시의 빈민이 동경의 대상 인지도 모른다. 

밭떼기 장삿꾼이 가 무를 발로 걷어 차면 부르르 성을 낸다.  

" 왜 뭣때문시리 무를 겄어 찬다요?"   " 그 아즘씨 성깔 있네 / 내가 샀으니 내 물건 인디 아즘씨가 왜 시비요? "

씨 뿌리고 속아주고 약뿌려 키운 무우를 그까짓 돈 몇 푼 주고 구박해 대는 장사꾼이 내 새끼를 구박하는 것 같아 속이 쓰렸다. " 돈이면 다야?   내 참 더러워서"  하곤 저만치 가 버린다.  하루 일 해가면서 몇 번 속을 뒤집어 놓는 장사꾼과 일 하다 보면 주름살이 몇 개나 생긴 것 갔다.

어제는 나무 장사꾼이 와서 집 잎의 향나무를 팔라고 했다. 아낙은 나무 시세를 몰라 얼마 줄 수 있느냐고 물으니 나무 장사는 먼저 값을 말하라고 박박 얘기 했다. 나무를 팔고 싶은 아낙은 곰곰이 생각했다. 많이 부르면 이자가 도망 걸 것이고 어떻게 하지?

나무가 80년은 되었으니, 그리고 수형도 그런대로 괜찮고, 병든 가지도 없으고,  50만 원은 깎아줄 요령으로  "150만 원요" 했더니 장사꾼은 알았다고 하며 줄 행낭 친다.

" 비싸면 비싸다고 하고 흥정이라도 해야 할 것이지 도망갈 것은 뭐람"  하고 열이 바처 오른다. 

요즘 재미있는 것 이라곤 쥐 오줌 만큼도 없으면서 짧은 해 동동 거리다 보면 해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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