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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고마을/힐링을 찿아서

화목난로와 아카시아나무에 대한 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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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을 통해서 화목난로를 구입한 것이 아침에 왔다. 언박싱을 한 후 난로상태와 연통 그리고 엘 보우, 연결 소켓, 알미늄테이프, 집개 등 주문품을 살펴보니 주문한대로 잘 왔다.

전에는 직접 눈으로 확인한후 물품을 구입하지 않으면 불안 해 했는데, 요즘은 온라인구매가 정착해서 인지 믿음이 가고 만족도가 꽤나 높다.

몇일전에 단골 철물점에 가서 화목난로를 구매하려 했지만 아예 없었으며, 다행히 물품이 있다 했어도 다양하지 않아 내가 원했던 녀석을 구입하지는 못했을 수 있었다.

 

 

내가 화목난로를 구입한 핑계는 다육이의 월동준비 일환이었지만 더 큰 이유는 눈이 펑펑 내리는 날, 눈을 바라보며 장작불을 피우고, 끓는 주전자의 물로 맥심커피도 타서 먹으면서, 고구마도 굽고, 잊힌 친구에게 안부편지도 쓰며, 넷프릭스 영화도 보고 하려는 속셈이었다. 그래서 고구마 굽는 원통이 장착된 녀석을 구입했다.

 

나는 삼년전에 집안 거실에 벽난로를 만들려고 한참 몰두했었다. 어느 영화에서 보았던 것 처럼 거실의 벽난로가 그토록 보기 좋았으며, 언감생심 내가 직접 만들어 보겠다고 생각 해 보았지만 아내의 적극적인 반대로 그만 두었다. 아내의 반대 이유는 화재 위험이지만, 나의 뒤끝 정리가 시원치 않아 필시 가마솥의 아궁이 생각을 한 것 같았다. 하지만 이변 화목난로는 집에서 뚝 떨어진 비닐 하우스이며, 다육이의 겨울 월동용이라는 데 마다할 이유도 없으니 군말은 없었다.

 

화목난로는 난로 구입하기전엔 우선 충분한 장작을 구 할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연료가 없으면 화목난로는 그림에 떡이며, 가솔린 떨어진 벤츠이다.

 

나는 작년 한 해 내내 나무와 전쟁을 하였다. 집 앞에서는 대나무가 공격해 와서 뿌리가 마당, 창고, 담벼락, 수도가, 보일러실 아무 곳이나 머리를 들고 일어나며 비라도 온 후면 하루 밤에 한 질은 크니 녀석은 나를 포위하곤 희희낙락 해 있었다.

결국 포크래인으로 박박 긁어 제압했다.

문제는 집 뒤에 있는 동산의 아카시아 나무였다. 어디서 왔는지 가냘픈 아카시아 나무가 서너 그루 보였으며 무심히 넘겼었다. 그후 몇 년 지나니 녀석들은 훌쩍 컸고 아카시아 꽃도 활짝 피었으며, 나는 꽃아 보기 좋아 이를 반겨 했었다.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하아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 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솔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보며 쌩긋                                                                                           아카시아 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 길”   



                                                                               

 

을 부르며 애지중지했었다.

 그런데 습기 있고 부토가 모여 있는 저지대에서 자리를 잡더니 삽시간에 동산 전체를 장악하려고 든다. 신품종이라고 해서 사다 심은 밤나무는 아까사아 나무의 위세에 눌려 기진맥진해 있었다. 나는 할수 없이 또 아까시아 나무와 승산 없는 전쟁을 시작하였다.

 

나는 요즘 유튜브 검색을 자주 한다. 처음엔 네이버의 검색기능을 신뢰했지만 구글만은 못 하다는 것을 알았고, 동영상을 곁들인 유튜브는 충분한 검색 기능이 만족해서이다.

유튜브에서 알아낸 방법대로 드릴로 구멍 뚫고 근사미를 주입하기를 몇 날 몇일을 하였다. 처음에 시들시들해서 녀석들이 골로 가는구나 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지만 충격을 받은 녀석들은 성만 잔뜩 돋워선지 더욱더 맹렬하게 번성하였다

방법이 잘못되었 어, ~ 이게 아니었는데~ “ 고민 고민하다가 번뜩^^^

유레카~ 아카시아나무로 장작을 만들어 화목난로로 다육이를 보온하는 거야~”

 

 

나는 농사꾼이다. 농사는 곡식을 애지중지 키웠다가 추수할 때면 일거에 사정 두지 않고 거두어 들인다. 하나하나 처치하는 비효율적인 방법이 아닌 아카시아나무 농사를 짖기로 하였다.

쭉쭉빵빵 잘도 커가는 아카시아 나무를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한여름을 보냈다. 이젠 농부가 벼포기를 움켜잡고 낫으로 후리듯이 아카시아 나무를 후릴 일만 남았다.

전기 톱으로 밑동과 가지를 자르고 고속절단기로 토막을 내니 금세 한 무더기의 땔 나무가 쌓였다.

 

올 크리스마스앤 화목난로의 따뜻한 주위에 손녀들을 모아 놓고 고구마를 구워 먹으면서 캐롤을 부를 것이다. 그때 함박눈이라도 펑펑 내렸으면 좋으련만~

 

함박눈? 안돼~ 안돼~

택배차는 어떻게 들어오라고~ 진입로가 응달 이어서 눈이 오면 염화 칼슘을 뿌려가며 개 고생하는 처지를 잠시 잊어버렸다.

소금장수와 우산장수를 둔 부모처럼 외통수에 몰려가며 사는 것이 우리의 삶 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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