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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현의 건강 칼럼/숲 체헙

기어이 터지고 만 농촌 대란(大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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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현
 

지난 11월 24일 당진문화원에서 주최하고 올리고마을에서 진행한 2009년 특성화사업 ‘내 고장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부들과 마을안길을 걸었다.


길가에 널프러진 무밭과 배추밭을 보고 아연실색 , 아무말도 없이 묵묵히 걷고만 있었다.

가벼운 탄식과 함께 농부들의 아린 가슴이 자신의 아픔처럼 느껴지는 모양 이다.

주부 한 분이 말한다. “농협은 무엇 하는가? 어떻게든 팔아줘야 하지~”

같이 걷던 다른 주부가 말 한다. “ 말이 농협이지 장삿꾼과 매 한가지 인기라 ”

다른 때 같으면 한없이 즐겁기만 하던 농촌 마을안길 걷던 모습과는 달리 모두가 침통한 모습으로 걸었다.


이 지역은 봄에는 감자농사, 그리고 가을엔 무 농사, 논의 벼농사를 해 왔으며 소득 면에서 그런대로 바쳐주어  그럭저럭 지냈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누란의 위기인 농촌에  언젠가는 쓰나미가 올지 모르니 빨리 구조조정을 하고 대비 해야 된다고 많은 말들이 무성 했었다.  하지만 아무도 건성 듣기만 했지 실행 하는 이는 없었다.


드디어 가마솥의 우화가 현실로 나타난 것 이다.


『 물을 끓이기 위해 큰 가마솥을 물을 가득 채우고 장작불을 지핀다. 근처에 있던 개구리가 솥에 있는 물을 보고 텀벙 뛰어 들었다.

가마솥 안에는 자기 혼자만의 세상이며 여유롭게 즐기고 있었다. 장작에 불이 붙으며 물이 서서히 데워 진다. 물이 따뜻하니 개구리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정말 살맛나는 세상이라고 하며 한껏 행복해 했다.

 

물이 점점 더 뜨거워 진다. 하지만 아직은 견딜만 했으며 지금까지 누려온 행복을 뿌리치고 가마솥 밖으로 뛰처 나갈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솥이 달궈지며 물은 점점 더 뜨거워 진다. 개구리는 고민을 하기 시작 했다. 밖으로 뛰처 나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 쉽게 결정을 못 한다.

 

행복하기만 했던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럼 어른 거리며 앞으로의 불안이 심난 스럽기만 했다. 가마솥은 더욱 달궈저서 김이 무럭무럭 난다. 개구리는 숨이 턱턱 막혀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 뜨거워 견딜 수 없어 힘껏 뛰어 가마솥 밖으로 나올려고 했지만 이미 몸이 말을 안 듣는다. 결국 끓는 물속에서 죽어 시체가 되어 둥둥 떠 있다 』


이것이 오늘 농촌의 모습이다.


이제 정부을 탓하고, 농협을 탓하기는 너무 늦었다. 10여년 전 부터 계속 경고음을 보냈지만 귓가로 흘려 보냇고, 가마솥의 개구리처럼 안주하다 결국 이런 변을 당한 것이다.

봄에 감자 시세가 별 볼일 없더니 가을의 볏값과 무 배추 값이 폭탄을 맞으니 농촌이 어떻게 기사회생 할 수 있을는 지 앞이 안 보인다.

 올해 농사 못 지으면 내년에 잘하면 되지 하고 매년 자신이 자신을 속여 가며 지금까지 살아 왔다.  정말 내년에는 잘 될 수 있을까?


TV에서 다된 벼을 갈아엎고, 배추밭을 트랙터로 로타리 치는 농부의 모습을 보여 준다.

애지중지 키운 벼와 배추를 갈아엎는 찢어지는 농부의 마음을 혜아려 주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더 이상 벼를 갈아엎고 볏가마니를 불태우거나 무 배추밭을 갈아엎는 일은 하지 말자.

더 이상 보아주고 관심 갖어주는 이도 없는데 가슴앓아 하면 더 속병만 들 것 같아서 이다.


농경사회에서  농업은 가장 기본이 되는 산업이었으며, 농민들은 절대 보수 세력이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농민들의 정서로는 이북에 쌀을 주는 것은 꿈에도 생각 못했던 일이다.

세상이 농민들을 이렇게 변하게 만들었다.

“이북에 쌀 주지 않아 쌀값이 폭락해 농부는 고사 직전” 이라며 붉은 글씨로 현수막을 걸어놓고 아우성 치지만 씨가 먹히지 않는 것 같다.


이제는 아무 방법이 없다. 개구리처럼 최후를 맞이 하지 않으려면 필사적으로 가마솥에서 탈출 해야 한다. 이제는 정부지원을 바라지도 말고, 지원 안해 준다고 탓도 하지 말아야 한다. 사실은 정부지원 농림사업의 지원조건이 농민과 농촌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정부에서는 OECD국가로서의 위상에 걸맞는 농정 이라고 하며 유럽의 나라들을 흉내고 싶겠지만 우리 농촌의 현실은 그게 아니다.

 

벱새가 황새 쫓아가다 가랑이 찢어지듯이 현재의 우리 농촌의 현실에 서구의 농업정책을 덛씌우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의 몫이 될 것 이다. 부도난 회사가 기사회생 할려면 뼈를 깎는 고통과 의지가 있어야 하듯이 농민 스스로가 형극을 감내 하는 수 밖에 없다.


그렇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있다. 좌절하지 말고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농민이 가지고 있는 자산 이라면 오기와 뚝심 뿐이 없다. 농사는 기본이고 이에 더하여 장삿꾼이 되어야 한다. 정부가 농촌과 농민을 도와 주어야 된다는 환상에서 빨리 벗어 나야 된다. 농민이 만든 상품 이니까 이 정도는 봐 주겠지 하는 어린아이 같은 기대는 이 세상 어디에서도 통하지 않는다.

 

돈을 내고 교육을 받으며 , 자신의 명함을 자연스럽게 내밀고 회의나 교육장소에서 앞자리에 않아보자. 그러면 서서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바뀐 자신의 모습을 볼수 있으며, 세상은 더 이상 농민을 하부계층으로 보진 않을 것 이다. 
                                   

                                                  올리고마을영농조합법인 대표   문    구    현



 
2009/11/25 [23:31] ⓒe-당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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