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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인문학

쪽빛바다 삽교천에 떠 있는 조각배 보며 분노하고 있었을 s에게 만조인 삽교천의 물살은 거울처럼 잔잔 했다. 광폭하게 굴며 함상박물관의 구축함을 삼킬듯한 물보라를 어디로 감추고 산골의 처녀처럼 수줍어하는 듯 보였다. 이태백은 물에 비췬 달을 보곤 미쳐 버려 물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명경대의 명경지수도 이처럼 고요하고 잔잔 하지는 못할 것이다. 여름바다가 재기 발랄한 청춘의 아이스크림이라면 거울 바다는 나이 지긋한 장년의 진중함이 배어 있는 얼음골 가마소이다. 나도 젊은 시절엔 약동하는 청춘의 바다를 무척 좋아했지만 이젠 정중동인 겨울바다가 더 구미에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누구나 젊은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있듯이 살며시 찾아오는 빛바랜 추억이 떠오른다. s는 나의 군대 동기였다. 아마 신병교육대에서 만나 것 같다. 키는 호밀처럼 훌쭉했지만 갈비씨 여서 바람이 불면 흔.. 더보기
의사가 밝힌 새싹보리의 진가/ 만인이 건강의 등불 삼아야 조선의 영조 간택령이 내려졋고 뽑혀온 규수들과 함께 정순왕후도 영조의 물음에 답 해야 했다. 영조가 묻기를 "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고개는 무슨 고개 인고? " 하니 정순왕후는 " 전하~그 고개는 보리고개입니다 "라고 답을 했단다. 조선에서는 어떤 괴질 보다 무섭고, 전쟁 보다도 무서운 것이 보리고개였던 것이다. 그토록 호랑이보다 무서운 보릿고개는 1960년대까지 우리들을 괴롭히던 흑역사로, 지금의 젊은이 들은 알지도 못하는 먼 옛 이야기처럼 들린다. 보릿고개의 주인공은 당연히 보리이며, 그토록 애증이 엇갈리던 보리의 순만 싹둑 잘라먹으니 당뇨, 고혈압, 암, 아토피, 등 생활습관병을 다스리는 금수저로 거듭 태어난 것이다. 만성 식량 부죽 이던 우리 조상들은 쌀의 2 모작으로 보리를 심었으며, 보리와 .. 더보기
삽교천 관광지를 살려내려면 이렇게 해야 된다. 지금은 관광철이 아닌 겨울이며, 평일 이어서 내방객들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월동 준비를 잘한 후의 동면과 빈사 직전의 월동은 삼척동자도 금방 알아차리며, 삽교천에 처음 오는 사람들도 그곳의 때깔과 횟집의 생선 모습, 벗겨진 페인트, 을씨년스러운 공기를 보곤 이곳의 상황을 바로 알아차린다. 삽교천은 지역에서 견실한 상권이 갖추어진 지역의 최대의 관광지였으며, 지자체에서도 주도해서 행사도 많이 했던 곳이다. 삽교천이 이 정도로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면 여타 지역은 말 안 해도 불문 가지이다. 경기의 흐름은 글로벌 화 된 세계의 틀에서 보아야 된다고 한다. 과거에는 한국의 지도로 족했지만 지금은 지구본을 돌려가며 세계를 살펴야 하니, 세계의 한 곳에서 난리가 나면 당장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며 이를 .. 더보기
모래시계 (1) 내개 휴대폰 처럼 늘 가까이 두고 귀히 여기던 모래시계가 있었다. 손녀가 좋아하던 파란색 모래로 채워졋던 10분짜리 모래 시계 였다. 손녀는 파란색을 좋아해서 신발도 파란색 이고 코트도 파란색이며, 추리닝도 파란색 이었으며, 나도 손녀에게 감염 되듯이 파란색을 좋아하게 되었다. (2) 그래서 그런지 색색의 모래시계 중에서도 선듯 파란식의 모래시계를 내 손에 넣고 말았다. 그후 나는 양치할때도 모래시계를 옆에 두구 했고, 식사 할때도 옆에두고, 유튜브 볼때도 모래시계를 옆에 놓고 시간을 가름 했었다. 아느날 손녀는 내가 유튜브를 보는 꼴을 보더니 " 할아버지 ~ 눈 나빠져서 안경을 쓰시는 이유 알겠어요, 유튜브를 너무 보아서 그런거죠? " 하며 눈을 흘겼다. 아차 내가 너무 시간에 대한 자제력이 없.. 더보기
코로나19가 확 바꾸어 놓을 우리 결혼, 장례의 풍속도 언택트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사람들은 이제부터 혼자 사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 생활사적 풍속도는 쉽사리 바뀌는 것이 아니며, 갑오경장이나 6, 25 전쟁 같은 경천지동 할 일이 아닌 한 한참의 후대까지 이어질 규범들이 지금 확 바뀐 것이다. 그만큼 코로나19는 충격적이었으며 시대의 변곡점인 것을 후대 역사는 말할 것이다. 평소 같으면 청첩장을 하루에도 몇 장씩 받는 초겨울이다. 가을 걷지가 끝나고 농촌의 일손도 한시름 놓이니, 때는 이때다 하고 청접장을 쓰나미 처럼 쏟아 내었다. 이에 질세라 고령 노인들도 계절의 변화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니 부고장도 가세하여 얄팍한 농부들의 지갑은 시련의 계절 이기도 했다. 그런데 어제 안전 문자가 또 확진자의 기록을 경신했다. 엄중한 시기이다 보니 정첩.. 더보기
철야 참선수련은 아무나 하나? 나는 평소에 참선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참선 수련은 제일 가까운 곳이 수덕사의 템풀 스테이 밖에 없었으며, 나의 집에서 수덕사 까지는 너무 멀었고, 며칠간 템플스테이에서 숙박하면서 참선을 배울 처지도 안되어 아쉬워했었다. 그런데 나의 집에서 너무 멀지 않은 거리에 참선을 배울 수 있는 사찰이 있다니 고마운 일이며, 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등록을 해 버렸다. 아내는 걱정스러운 눈 눈으로 처다 보았다. 작년 여름 이었다. 낮에는 불볕더위이어서 녹음이 더위에 축 처져 있었고 매미도 지친 듯 가끔가다 쓰르름~맴맴~하다 이 마저도 그쳐 버렸다. 아내가 시원한 막국수를 먹고 싶다고 해서 전에 가 보았던 해미 읍성 근처의 막국수집엘 갔었으며, 돌아오다 내가 자주 가는 사찰에 들렸다. 이 .. 더보기
단양 보발재 에서의 망연자실 올해는 가장 잘 익은 단풍잎을 따고 싶어 단풍 명소에 가기로 했으며, 약간 늦긴 했지만 집 앞의 단풍나무가 아직도 생생하니 늦게 까지 기다려준 단풍잎이 더 잘 익었을 것 이 라고 생각하고 느긋해했었다. 단풍 명소를 검색하던 중 충북 단양의 보발재가 눈에 확 띄었으니, 구곡 양장처럼 구비구비 언덕길이 좋았고 사진으로 본 양옆의 곱게 물든 단풍은 활활 타오르는 불꽃같았다. 올해 유독 곱게 물든 단풍잎을 천착하게 된 것은 나의 친구 y가 " 잘 익은 단풍잎은 잘 살은 인간의 삶과 같으니 " 향기롭고 아름다운 단풍처럼 곱게 남은 시간을 보내라는 조언의 말을 듣고, 친구에게 고마워 올 가을앤 곱게 물든 단풍을 따서 보네갰노라 하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 이 약속을 이행하고 싶었다. “ 그래 올해는 보발재로 가자” .. 더보기
내사랑 happy 집에서 제일 귀염둥이는 바로 이 녀석 happy다. 손녀는 녀석에게 해삐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지만 해삐나 해피나 그게 그거 이어서 happy라고 부른다. 나이가 5살이니 녀석도 꽤 나이 배기이다. 5년 전 겨울 밤새도록 함박눈이 내려 아침에 일어나니 발목까지 눈이 쌓여있었다. 그런데 문 앞에 아주 작은 강아지가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우리 집은 외들어 져서 이웃집 강아지가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며, 근처에 임신한 개도 없어서 누가 일부러 갔다 놓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우선 안방의 따뜻한 이불속으로 들여와서 몸을 녹여주며,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잘 자란 해피는 여름 되나 손녀들과 잘 놀았으며, 녀석들의 노는 모습에 나는 넔을 놓고 행복해 있었다. 그라다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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